50대 이후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이력서를 다시 쓰다 보면 한 가지 고민이 생깁니다. 오랫동안 일해 온 만큼 적을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20년, 30년 동안 여러 회사와 여러 업무를 거쳤다면 그 경험을 모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재취업 이력서는 살아온 경력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지금 지원하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는 문서에 가깝습니다.

특히 경력이 긴 사람일수록 무엇을 더 쓸지보다 무엇을 덜어낼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너무 오래된 경력은 모두 자세히 적지 않아도 됩니다

50대 구직자의 이력서를 보면 20~30년 전 첫 직장부터 최근 직장까지 모든 업무가 비슷한 비중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 담당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대개 최근의 업무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10여 년 동안 물류관리 업무를 해왔다면, 20대에 잠깐 근무했던 전혀 다른 직종의 세부 업무까지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된 경력 자체를 반드시 삭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경력이라면 회사명, 근무기간, 직책 정도만 간단히 남겨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원하려는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경력은 오래되었더라도 조금 더 자세히 적는 것이 좋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오래되었느냐보다 지금 지원하는 일과 관련이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2. 같은 업무를 여러 회사에서 반복해서 적는 것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경력이 길면 비슷한 일을 여러 회사에서 반복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세 회사에서 모두 재고관리, 거래처 관리, 발주 업무를 했다면 각 회사마다 똑같이

  • 재고관리

  • 발주관리

  • 거래처 관리

  • 매출관리

를 반복해서 적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작성하면 경력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오히려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었던 업무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는 재고관리를 담당했고, 다음 회사에서는 직원 관리까지 맡았으며, 최근 회사에서는 거래처와 납품 일정을 총괄했다면 이런 변화가 보이도록 쓰는 것입니다.

같은 일을 오래 했다는 사실도 장점입니다. 다만 같은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보다 경험이 어떻게 넓어졌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훨씬 읽기 쉽습니다.

3. 직책보다 실제로 했던 일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한 사람일수록 부장, 팀장, 지점장처럼 직책을 강조하고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취업 시장에서는 예전 회사에서의 직급이 새로운 직장에서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현장 업무로 재취업할 때는 직책보다 실제 업무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영업부 부장

이라고만 쓰는 것보다

거래처 30여 곳 관리, 견적 및 계약 진행, 납품 일정 조정, 신규 거래처 영업

처럼 실제로 했던 일을 보여주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관리자 경험이 있다면 직원 수나 담당 업무 범위도 함께 적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높은 직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새 직장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4. 자신을 설명하는 추상적인 표현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합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합니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지원자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이런 문장이 너무 많으면 정작 중요한 경력과 업무 능력이 묻힐 수 있습니다.

성실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성실하다고 직접 쓰기보다 실제 경험을 적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면 근속기간 자체가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고객 응대 경험이 많다면 어떤 고객을 상대했고 어떤 문제를 처리했는지를 적는 편이 좋습니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설명보다 야간 긴급 납품과 거래처 일정 조정을 담당했다는 경험이 더 구체적입니다.

가능하면 평가보다는 사실을 적는 것이 좋습니다.

5. 지원하는 일과 관계없는 개인정보는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력서에 가족관계, 가족의 직업, 상세한 신체정보처럼 업무와 직접 관계없는 내용을 적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력서를 새로 작성한다면 지원 과정에서 요구하지 않는 개인정보를 굳이 많이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원 회사가 별도로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면 그 양식에 맞추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연락처, 이메일, 필요한 기본정보와 경력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보다 깔끔합니다.

사진 역시 회사의 지원 양식이나 채용 절차에서 요구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력서의 목적은 개인의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를 줄인다는 것은 경력을 숨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50대 이후 이력서를 간단하게 만들라고 하면 자신의 오랜 경험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줄이는 것과 경력을 낮추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30년의 경력을 30년치 분량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경력이 많을수록 중요한 경험을 골라 짧고 분명하게 보여주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력서를 다시 읽어보면서 각 문장에 한 가지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내용이 지금 지원하는 일을 맡기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인가?”

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줄이거나 뒤로 보내도 됩니다.

가장 최근 경력부터 다시 정리해보세요

처음부터 새 이력서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최근 직장부터 거꾸로 정리해보는 방법이 편합니다.

최근 회사에서 했던 핵심 업무를 먼저 3~5개 정도 적습니다. 그다음 이전 회사로 넘어가면서 이미 나온 내용은 반복하지 않고 새롭게 추가된 경험만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원하려는 채용공고를 다시 읽어봅니다.

회사가 요구하는 업무와 자신의 경험 가운데 겹치는 부분이 앞쪽에 잘 보이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50대 이후 재취업에서는 경력이 부족해서 이력서에 적을 것이 없는 경우보다 경력이 너무 많아 핵심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이력서는 긴 이력서가 아닙니다.

채용 담당자가 짧은 시간 안에 읽었을 때,

“이 사람은 우리가 필요한 일을 해본 사람이다.”

라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이력서가 더 좋은 이력서입니다.